[NEWS] “삼성·SK 넘어보겠다”…세계 3위 기업도 도전장 낸 HBM
세계 메모리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 참전하겠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여전히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한 마이크론이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에 올라타 향후 실적 회복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이크론은 2023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HBM3E’의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최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3E 샘플을 보내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HBM3E 제품 출시에 대한 고객의 관심과 호응이 뜨겁다”며 “HBM3E는 성능, 전력, 용량, 기능 면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HBM3E는 차세대 HBM 제품으로, AI용 반도체 필수 부품으로 부상했다. D램을 여러겹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용량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존하는 최신 HBM제품은 HBM3인데, 풀 HD 화질 영화 163편을 불과 1초 만에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차세대 제품인 HBM3E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감산 여파로 시설 투자를 줄이는 추세다. 그러나 HBM3E 생산 지원을 위해 회계연도 2024년의 후공정 분야 투자는 전년대비 두 배 늘릴 계획이다.
현재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의 양분하며 선두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50%), 삼성전자(40%), 마이크론(10%)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46~49% 수준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 반면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4~6%로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이 HBM 시장 진출을 본격화해도 당장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HBM 제품은 D램을 겹겹이 쌓은 부분과 인터페이스 기능이 탑재된 부분으로 나뉘는데, 그만큼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 관리가 일반 메모리에 비해 더 복잡한 편”이라며 “이같은 기술력을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이 단기간 내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마이크론이 최근 D램과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가장 먼저 차세대 제품 개발에 성공해 기세를 높이고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실적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마이크론은 2023년 4분기(6~8월)에 매출액 40억1000만달러(약 5조4000억원), 조정 주당순이익은 -1.18달러를 기록했다. 4개 분기 연속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란 점에서 향후 실적 회복 가능성을 낙관하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본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